[주식투자] 리스크의 이해와 리스크를 대하는 투자자의 자세

리스크의 이해와 리스크를 대하는 투자자의 자세









요약

  • 리스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만 비로소 리스크관리가 가능합니다.
  • 리스크의 정의와 그에 따른 대비책을 알아봅시다.
우리가 투자를 시작하면서 이 리스크라는 녀석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매우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리스크에 대한 이해 없이는 리스크 관리 자체가 불가능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시장의 모든 변동성을 몸으로 받아내는 고통스러운 투자가 될 것입니다.
저 역시도 리스크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절에는 "시장은 언젠간 분명히 반 토막이 날 텐데 그때를 미리 알고 빠져나올 수 있을까?" 혹은 "워런 버핏처럼 그런 위기를 버텨내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으로 막연한 공포를 마음속에 품은 채 투자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없는 많은 투자자들은 그런 공포와 패닉의 상황에서도 본인만은 괜찮을 거라는 근거 없는 희망과 혹은 마켓타이밍을 예측하려는 무의미한 도전을 계속하며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확신들로 인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리스크에 대한 정의와 그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론들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리스크의 정의와 그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들을 간단한 예시와 함께 소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장에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한 가지는 개별 종목 리스크라 부르는 녀석이고 또 한 놈은 시스템리스크라 불리는 녀석이죠.
개별 종목 리스크란 이름 그대로 개별 종목에서 발생될 수 있는 불확실성, 시장과 관계없는 불규칙한 변동성 등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투자를 하면서 우량주 1이라는 이름의 종목을 샀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우량주 1이라는 종목이 정말 많이 오를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은 이 종목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더 많이 공부하시고, 탐방도 다녀오시고 해당 회사의 ceo와 개별적 친분까지 쌓으며 완벽하게 분석한 결과, 약 2배가량 저평가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큰맘 먹고 올인했습니다. 
회사는 점점 성장하고 주가도 점점 올라가고 하루하루가 행복했죠

근데 어느 날 이 회사의 연구소랑 공장이 밀집된 지역에 갑자기 지진이 났습니다. 핵심시설 다 무너지고 연구소에 연구원들도 다 죽고, 사장도 죽고, 임원진도 다 죽고, 독자기술도 소실되어버렸습니다. 다 죽어버려서 이제 복구도 안됩니다. 회사가 그대로 망해버렸죠.
주가는 폭락에 폭락을 거듭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대수익률은 2배였는데 현재의 기댓값은 파악조차 안될 만큼 휴지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누가 이런 리스크를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을까요?

이런 예측 불가능한 개별 종목의 리스크는 분산투자 외에는 막을 길이 없습니다.

이 회사에 포트폴리오 100%를 투자했다면 그대로 망하겠지만 20%만 투자했다면 재기의 가능성이 있을 것이고, 3%만 투자했다면 회사는 완전히 망해버렸어도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만한 수준입니다.

분산투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또 아무리 강조해도 잘 듣는 사람이 없는 게 분산투자입니다.
분산투자를 기피하는 이면에는 집중투자로 워런 버핏과 그 외 성공한 슈퍼개미들의 영웅담이 분명 영향을 끼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의 그늘에 가려져 크게 유명세를 얻지는 못했지만, 벤저민 그레이엄의 또 다른 제자이자 45년의 투자 인생 동안 721배의 수익을 낸 전설적인 투자자 월터슐로스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항상 100개에서 200개의 종목에 투자하는 대단한 분산투자자였습니다.

"심리적으로 나는 워런 버핏과 다르다. 워렌처럼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그는 훌륭한 분석가일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업들을 잘 판단하는 사람이다. 나는 나의 한계를 안다."

이렇게 많은 종목에 분산하는 것은 결코 그가 게으르거나 어리석은 사람이라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었고, 시장에 겸손한 투자자였기 때문에 45년 동안이나 시장에서 생존하며 워런 버핏도 인정하는 Super Investor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르면 약 30종목으로 분산할 때 개별 종목 리스크를 90% 이상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국내 93%의 투자자는 10종목 미만으로 포트를 구성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2종목 이하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굉장한 오만이며, 이런 시장에 대한 도전은 결국 투자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분산투자를 기피하는 또 한가지 이유로는 분산투자가 기대수익률을 낮춘다는 잘못된 오해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대수익률이 같은 종목이라면 단순히 종목수를 늘린다고 해서 결코 최종 기댓값이 감소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2배 저평가된 우량주 1과, 우량주 2에 절반씩 분산한다면 기대수익률은 동일하게 100%겠지만 우량주 1에만 몰빵한 것에 비해 리스크는 절반이 됩니다.

이런 분산투자만으로도 개별 종목 리스크를 제거하고,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집중투자의 대가들에겐 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최고의 종목에 집중하는 것이 더 높은 기댓값을 가질 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스스로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며, 시장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포트폴리오가 안정되는 만큼 다이내믹한 재미는 없어집니다. 주식을 투자가 아닌 게임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겐 이것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변동성이 들쭉날쭉한 투자는 짜릿한 흥분과 재미가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유지하는데 매우 부정적이며, 손익 비대칭의 원리에 의해 회복할 수 없을 만큼 큰 상처를 남길 가능성도 다분합니다.

하지만 사실 20~30종목을 개별 분석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직장인 투자자에게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런 경우에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인 최선의 대안일 수 있습니다. 주식형 ETF는 반드시 10종목 이상 분산 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두세 개의 ETF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개별 종목 리스크를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개별 종목의 투자에서는 각 종목의 재무를 비롯한 유형, 무형의 가치를 일일이 추적해야만 하지만, ETF에 투자할 때는 해당 국가나, 섹터 같은 거시적인 분석만으로도 투자할 수 있기에 일반 투자자들에게 더욱 적합한 투자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다양한 스마트 베타 ETF들이 출시되면서 개인투자자들도 손쉽게 퀀트전략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TF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TF 투자를 시작하기 위한 기본 개념 정리)

지금까지 살펴본 개별 종목 리스크는 다양한 종목에 분산하여 방어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사실 개별 종목 리스크보다도 시스템리스크라는 녀석인 것 같습니다.
시스템리스크란 IMF 사태나, 서브 프라임 같은 시장 전체 즉 시스템 자체가 붕괴해버리는 리스크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때는 아무리 잘 분산된 우량주 포트폴리오라 할지라도 이 폭락을 비껴갈 수 없습니다.

이 시스템리스크라는 녀석은 워런 버핏을 비롯한 여러 가치 투자 대가들조차 '버텨라! 그 정도 못 버티면 주식하지 마라!' 같은 참 위로 안되는 이야기들을 해주기 때문에, 많은 초보 투자자들은 그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호환마마 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기존의 정성 분석가들과 경제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다양한 매크로 지표들을 통해 이런 시스템리스크를 예측하기 위하여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도 운 좋게 한번 두 번은 맞출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매번 이러한 시스템리스크를 정확하게 예견해내고 그에 따른 투자 포지션을 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호환마마 같은 시스템리스크에도 나름의 체계적인 대비책이 있습니다.

첫 번째. 자산 배분 투자형

주식시장이 붕괴하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면 그런 모든 리스크까지도 투자의 일환으로 포용하며 종목이 아닌 시장 자체를 분산하는 방법입니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원화자산과 달러 자산
주식과 장기 채권
선진국과 신흥국
부동산과 현금 등


위와 같은 다양한 자산 군에 분산한다면 일부 자산 군에서 시스템리스크가 발생할지라도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역 상관관계를 보이는 자산 군에 분산할수록 효과가 극대화되며,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는 주식시장의 등락에 상관없이 굉장히 안정적인 변동성을 보이게 됩니다.
자산 배분형 투자는 자산 군간의 역 상관관계를 활용한 매우 보수적이고도 안전한 투자 전략입니다만 포트폴리오가 시장 전체의 평균적인 흐름을 추종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스템리스크를 대비하는 두 번째 전략으로는 추세 추종형 투자가 있습니다.
추세추종(이하 모멘텀) 투자란 이름 그대로 상승추세와 하락 추세에 따른 포트폴리오 포지션을 결정하는 전략입니다.

자산 배분 전략이 애초에 가드에 집중하는 수비적인 전략이라면 모멘텀 전략은 '언제 때릴지 모르니 일단 처음 한 대는 맞아주고 두 대부턴 피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멘텀 전략은 일정 구간의 추세가 감지된 후에야 추세추종을 통한 진입 이탈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스템리스크의 하락 초입에서 위험자산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자산 배분형 투자에 비해서 변동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또 그만큼 위험자산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상승추세가 이어질 때는 자산 배분형 투자에 비해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공격적인 전략입니다.

스스로 똑똑하다 생각하는 많은 투자자들은 '언제 폭락이 있을지' 마켓타이밍을 예측하려 합니다. 미리 예측하면 한 대도 맞지 않고 피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겠지요.

하지만 시장이라는 링 위에 올라온 이상 어떤 프로도 한 대도 안 맞고 내려갈 수는 없습니다.

또 일부 사람들은 두들겨 맞아도 잘 버텨내면 되겠지 하는 막연한 전략으로 투자에 임합니다.

마찬가지로 한 대도 안 맞을 수는 없겠지만 또 때리는 대로 다 맞아줄 필요도 없습니다.

투자라는 이 종목에서는 복싱과 다르게 상대방을 때려눕히는 경기가 아니라 게임이 끝날 때까지 링 위에 서있기만 해도 승리하는 경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공격형 전략들보다도 분산, 자산 배분, 추세추종 같은 체계적인 방어책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시장에 겸손하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투자자만이 마지막까지 링 위에서 살아남은 승자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시장의 속성, 변동성에 대하여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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