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투자전략 시황 글로벌 IT: 엇갈리는 FAANG-정희석 애널리스트 "FAANG으로 대표되는 IT 대장주 주가 급락"

trueFriend2018.11.22 (목)
투자전략 시황
글로벌 IT: 엇갈리는 FA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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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투증권 글로벌 기업 담당 정희석입니다. 최근 우려가 높은 FAANG 주식에 대한 저희의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9월말 이후 FAANG과 엔비디아, 어도비 등 주요 IT대형주들의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기업 별로 차별적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우선, 애플과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반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는 경쟁력 강화 및 사업 고성장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컴퓨팅 능력에 기반한 데이터분석 능력의 차이가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환경 속에서 단기적으로 비바람을 피해야 하겠지만 선두 인터넷 기업에 대한 저희의 강한 확신은 여전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 참고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글로벌theme/일본시장 l  정희석
heuiseok.j@truefriend.com

FAANG으로 대표되는 IT 대장주 주가 급락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을 흐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꿈을 먹고 사는 주식의 붕괴’로 표현할 수 있다. FAANG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주요 IT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업의 주가가 지난 9월말 이후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말 이후 Facebook 18%, Apple 22%, Amazon 24%, Netflix 30%, Alphabet(Google) 14% 하락했다. 또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대표주였던 Nvidia와 Adobe Systems 또한 동일 기준으로 각각 49%, 16% 급락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메가트렌드에서 쉼없이 상승할 것 같았던 성장주에 제동이 걸렸음은 분명하다. 
우리가 놓쳤던 것: 한꺼번에 몰려온 악재

우리 한국투자증권 글로벌팀은 글로벌 주요 선두 IT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2016년부터 계속 유지했다. 지난 2년여의 기간 동안 단기 조정 구간은 있었지만 산업 내 기술경쟁력 강화 흐름이 과거와 비교해 비약적이고, 선두기업의 실적모멘텀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에 주가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우리의 전망은 최근 두 달 사이 틀렸다. 비록, IT하드웨어 종목에 대해 조심스러운 시각을 가졌었지만 조정 이후 단기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던 주요 소프트웨어 종목마저 크게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망이 어긋난 이유는 1) 매크로 환경의 변화를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랐고, 미중 무역분쟁의 악영향이 생각보다 커지는 상황이다. 2) 주요 IT기업의 실적 모멘텀도 예상보다 강하지 못했다. 주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업들 모두 여전히 성장성은 높지만,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의 변화 속에서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관련 부품산업 등 과열 시장의 수요 정상화의 반작용도 다소 과소평가했다. 3) IT 수요증가에 대한 확신이 낮아지는 속에서 공급증가, 규제강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이번 약세장 속에서 우리가 내린 판단은 다음과 같다.

애플과 페이스북, 산업 주도권 회복 쉽지 않아

이번 급락장을 거치며 우리가 내린 첫 번째 판단은 FAANG의 대표 종목인Apple과 Facebook의 산업 주도권과 실적 모멘텀 회복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지난 실적발표를 통해 두 기업 모두에서 외형성장(애플은 하드웨어 판매, 페이스북은 가입자 증가 추이)이 뚜렷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확인했다.

Apple의 하드웨어 사업 부진은 디바이스 영역에서의 혁신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타개할 전략도 부재해 보인다. 현 시점에서 IT기업이 디바이스 혹은 서비스 영역에서 확보해야 하는 경쟁력은 궁극적으로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로 이어지는 강력한 컴퓨팅 파워로 판단된다. 시장이 기대하는 다양한 4차산업 분야(자율주행차, 스마트 생태계, 클라우드 서비스 등)는 강력한 데이터 분석능력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에게는 컴퓨팅 능력에 기반한 고도의 데이터 분석 능력 확보의 가시성은 낮아 보인다.

AI사업을 준비하는 주요 IT기업의 전략은 두 가지로 나뉜다. Amazon, Microsoft, Google 등 인터넷 기업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컴퓨팅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Nvidia, Intel, Arm Holdings 등 반도체 진영은 칩 자체의 퍼포먼스를 극대화함을 통한 엣지(edge) 기반의 컴퓨팅 능력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Apple은 전세계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가지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자체 반도체 기술을 Nvidia 수준으로 끌어올리지도 못했다. 물론, Apple은 AI의 핵심 요소 중 데이터(iOS 생태계)와 알고리즘은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컴퓨팅 능력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Apple의 중장기적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Facebook의 경쟁력 둔화도 Apple과 유사한 흐름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핵심 경쟁력인 데이터 처리/분석 능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MAU(Monthly Active Users)가 2017년 20억명을 넘어서는 등 가입자가 단기에 급격히 증가(그림 3)했지만, 이를 뒷받침해주는 플랫폼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경쟁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 대비 부족했다. 가입자 대비 데이터 처리/분석 능력이 떨어지며 부적절한 게시물(피드) 확대, 지나친 광고, 데이터 유출 등 플랫폼으로서의 매력도가 훼손됐다고 판단한다. 이와 같은 SNS플랫폼으로서의 매력 하락은 가입자 증가세 둔화로 빠르게 이어졌고, 최근 Facebook이 위기에 빠진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최근 동사가 보이고 있는 데이터센터 투자 강화는 뒤늦게나마 데이터 처리/분석 능력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선두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긍정적 시각 변함없어

최근 우려에도 Amazon, Microsoft, Google 등 선두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변함없다. 두 가지 측면에서 이유를 찾는다. 우선, 해당 기업들이 지닌 데이터분석 능력이다. 클라우드 선두 사업자들로 세 기업 모두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Apple, Facebook이 산업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반대의 이유로 동 기업들의 주도권은 강화되는 것이다. 투자둔화 우려는 제기되지만 중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는 미국의 선두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우수한 데이터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인터넷광고 등 기존 사업과 자율주행, 스마트 플랫폼 등 미래 사업의 성장 가시성은 여전히 높다.

특히, 선두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에 확신을 유지하는 이유는 과거 IT산업에서 관찰됐던 손바꿈 현상이 이들에게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손바꿈 현상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어느 산업이 고성장하면서 관련 서플라이체인(supply-chain)은 높은 밸류에이션 평가와 함께 주가의 랠리가 나타난다. 2) 하지만, 해당 산업의 규모가 커져 성장성이 둔화되면 서플라이체인내 대표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de-rating되면서 기업가치가 떨어진다. 3) 대신, 해당 산업이 고성장하면서 구축해 놓은 기술환경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다. 4) 이러한 신산업은 기존 성장산업과는 대조적으로 빠르게 고성장하며 높은 밸류에이션과 주가 상승의 흐름을 이어 받는다.

과거 IT시장의 손바꿈 현상은 PC와 인터넷, 스마트폰과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났다. PC산업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고성장했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성장성이 둔화됐다. 하지만, PC 중심으로 구축된 IT환경을 기반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급속도로 인터넷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동 기간 동안 우리는 IBM, Dell, HP 등 PC 사업자들이 부여 받았던 높은 기업가치가 Google, Yahoo(국내의 경우 네이버) 등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0년대 초중반 모바일 산업에서도 유사한 현상은 관찰됐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2012~2013년 스마트폰 서플라이체인 기업의 시장가치는 빠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며 서플라이체인 대표기업의 주가 모멘텀은 둔화되기 시작했다. 대신, 스마트폰이 형성해 놓은 생태계를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주목을 받던 시점과 모바일 게임기업의 모멘텀이 발생했던 시점을 비교해 보면 이와 같은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인터넷 기업을 둘러싼 우려는 과거 여느 산업과 마찬가지로 성장성 둔화이다. 주력 전자상거래, 인터넷 광고 사업을 비롯 클라우드서비스 등 고성장해 오던 사업의 매출 증가율이 떨어지는 모습이 최근 관찰됐다. 이에 시장은 반응해 지난 10월부터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de-rating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와는 달리 이번 사이클에서는 손바꿈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의 주요 인터넷 기업이 구축해 놓은 클라우드컴퓨팅(데이터센터) 환경을 이용해 새로운 산업을 개척할 것으로 예상되는 진영 역시 미국의 인터넷 기업이기 때문이다. AI컴퓨팅을 기반으로 다양한 4차 산업사업(ex. 자율주행차, 스마트 플랫폼, 핀테크,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Amazon, Microsoft, Google 등이다. 동 기업들이 IaaS(인프라 영역), PaaS(플랫폼 영역), SaaS(소프트웨어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직접 혹은 파트너쉽을 통해) 클라우드 사업자라는 점에서 이들의 사업 영역 확장과 성장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단기적인 부침을 있을 수 있지만 선두 인터넷 기업의 구조적인 성장 가시성은 여전히 높다.
선두 IT기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 다만 비바람은 일단 피하자
최근의 우려에도 불구 Amazon, Microsoft, Google에 대해 강한 확신과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반면, FAANG의 대표 기업이었던 Facebook, Apple에 대해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업종 투자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IT산업에 단기적으로 공격적인 매수전략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산업을 둘러싼 매크로 리스크 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업종 대표기업인 Apple과 관련 사업자의 밸류에이션 de-rating 과정 속에서 시장의 센티멘트가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완벽한 저점 매수보다 회복 추세를 확인한 이후 적극성을 가지는 전략을 추천한다. 물론, 중장기 투자자라면 Amazon, Microsoft, Alphabet(Google) 등 선두 인터넷 기업 투자는 지금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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