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원자재 Note 높아지는 공급 과잉 우려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유가" - 서태종 애널리스트
안녕하세요. 한투증권 서태종입니다. WTI가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배럴당 65달러를 하회하면서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9월 말만 하더라도 공급 부족 가능성이 부각되었던 원유 시장이었지만 인도와 한국의 이란 제재 예외 가능성, 미국과 OPEC의 산유량 증가, 6주 연속 증가한 미국 원유 재고 등으로 인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당분간 유가에 대한 하방압력은 불가피합니다. 다만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이벤트는 오는 11일에 열리는 공동감시위원회입니다. 지난달 말에 열린 공동감시위원회에서 OPEC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면서 증산 노선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OPEC이 이번에는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신흥국/원자재 l 서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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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유가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일 WTI는 2.5% 하락한 63.69달러를 기록하면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65달러선을 하회했다. 뿐만 아니라 Brent 역시 2.9% 하락한 72.89달러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WTI와 Brent 모두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가가 급락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5일부터 이란 제재가 시행되지만 인도와 한국이 이란 제재로부터 예외(waiver)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미국과 OPEC의 산유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로 인해 이란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완화되었고 공급 과잉 가능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1일 The Economic Times, Bloomberg 등의 외신은 일제히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와 한국에게 이란 제재 예외 조치를 부여하는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비록 미국, 인도, 한국 어느 국가도 아직 공식적으로 이를 시인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보도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심각한 공급 차질을 야기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에 힘을 실어줬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일단 내년 3월까지 인도가 매달 125만톤의 이란산 원유 수입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참고로 이는 인도가 10월과 11월 이란산 원유 주문 규모와 똑같은 수준이며 작년 인도의 이란산 원유 수입 총규모는 2,200만톤에 달한다. 사실 미국의 이란 제재 예외 조치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를 시행했던 당시에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일정 규모 이상 줄인 국가들에 대해서 미국은 예외 조치를 적용한 바 있다. 과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로’로 만들라고 압박하던 미국이 최근에는 특정 국가들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 예외 조치를 적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란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완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OPEC의 산유량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이란 제재가 유가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의 강경한 이란 제재에 따른 공급 차질을 OPEC이 상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특정 국가들에 대해 제재를 유예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과 OPEC의 산유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이러한 의구심은 빠르게 사라졌고 오히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변화되었다. 지난 수요일 EIA가 발간한 ‘Petroleum Supply Monthly’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산유량은 1,136만 b/d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로 1,100만 b/d를 넘어섰다. 7월 산유량에 비해서는 무려 42만 b/d 증가한 것으로 약 1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게다가 최근 로이터 서베이에 따르면 10월 OPEC 산유량은 전월 대비 39만 b/d 증가한 3,331만 b/d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서베이 역시 10월 OPEC 산유량이 43만 b/d 증가한 3,333만 b/d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아직 OPEC이 공식적으로 10월 산유량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주요 기관의 예측이 OPEC 산유량 증가를 예상하는 점은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참고로 OPEC은 오는 13일에 10월 OPEC 산유량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동감시위원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처럼 공급 과잉 가능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이상 당분간 유가에 대한 하방압력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시기는 11일에 열리는 공동감시위원회(JMMC)다. 이 날 OPEC과 비OPEC은 아부다비에서 만나 원유 시장의 펀더멘털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지난 10월 25일 열렸던 공동감시위원회에서 최근 석유 재고 증가와 경제적 불확실성 등이 OPEC의 노선 변경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열리는 공동감시위원회에서 OPEC은 다시 한 번 이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OPEC 정례회의가 12월 6일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동감시위원회는 더욱 중요한 이벤트다. 만약 이번에 OPEC이 다시 한 번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아가 감산 가능성을 내비치게 될 경우 유가의 하락세는 진정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여전히 반등세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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